옥상을 오르려다 말고 멈춘다. 시위하듯 팻말 하나가 계단을 막아선다. 뜯겨 나간 가장자리가 가시처럼 돋친 나무판자에 매직으로 새겨진 삐뚤빼뚤한 글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고양이 출입 금지, 문단속 철저히”방방곡곡 눈이 쌓여 설국의 풍경을 연출한다는 기상청 예보가 연일 쏟아진다. 한파와 동파, 냉해 등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도 우려된다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당부도 함께 이어진다. 하지만 행간 어디에도 거리 두기를 해제한다는 문구 한 줄 보이지 않는다.언제부턴가 세상을 읽는 일에 게을렀던 건 아닌지 돌아본다. 소설가 파올로 코엘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