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서 왔는가.' 칠통타파(漆桶打破)의 일념을 곧추세우며 먼먼 기억 속으로 더듬더듬 역주행 한다. 유년 시절을 지나 방싯대는 갓난아기를 본다. 더 지나자 어머니 탯줄에 매달려 있는 조막 아이가 곤하다. 더 깊숙한 곳에선 수많은 환영(幻影)의 편린이 부표처럼 떠오르는가 싶더니 사라진다. 희뿌연 안개에 가리어진 마을과 사람들과의 인연이 옹송망송하다. 대체 나는 누구였고 어디서 왔단 말인가. 사대(地水火風)로 이루어진 이 기육(肌肉)덩어리 말고, 너는 누구냐고 호통하는 나, 나는 대체 어디서부터 생겨나와 이렇게 중생의 윤회를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