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일찍 왔다. 2월 하순인데, 입춘 지나자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서둘러 왔다. 산하에 2021년 신상 봄이 자글자글하다. 화신풍(花信風)이 불었고 소식을 들은 매화가 몸을 먼저 열었다. 바람은 또 산수유 노란꽃을 데려왔다. 여기저기 매화 소식이 들리는가 하더니 뜨락에 산수화가 폈고 직박구리 떼 지어 답청 나와 산수유나무를 점령했다. 재잘거리는 새소리가 계곡에 봄 물 풀리는 소리 같다.운제산 오어지의 이른 봄 풍경은 괴질이 점령한 지구촌 풍경의 압축판인 듯 스산하다. 저수지 물이 바짝 말랐다. 계곡 상류에서부터 오어사 지나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