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연풍이 불어온다. 시골 외할아버지 집터엔 족대가 숲을 이루고 있다. 소싯적 동네 아이들은 족대로 낚싯대를 만들었다. 고망낚시는 그물을 쳐놓고 여럿이 고기를 몰아가는 민물고기 어법과는 사뭇 다르다. 낚싯대를 어집에 꽂아 넣는다. 아이들에겐 제격이다. ‘뱅어, 참돔, 볼락, 부시리 등 비교적 큰 어종들이 갯바위 낚시 대상이라면, 고망낚시는 이보다 작은 것들이다.채비는 간단하다. 1미터 길이의 대나무를 쪼개어 낚싯줄을 묶고 갯가에서 잡은 지렁이를 바늘에 끼면 된다. 찌도 없다. 처음 바닷가를 찾았을 땐 그 바닷가가 똑 같은 바다로 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