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어스름이 걷힐 무렵, 집 앞 수변공원에서 산책에 나선 나를 반기는 무리가 있다. 길고양이 들이다. 때론 한 쌍, 때론 홀로, 새끼부터 배불뚝이 몸집까지, 한두 마리가 아닌 것 같다. 이쯤 되면 눈치 빠른 독자들은 “길고양이의 폐해를 지적하려는군요”라고 예상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매일 집을 나설 때면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반길지 궁금해진다. 내 보폭에 2m 뒤처져 꼬리를 세로로 쭉 뻗은 상태에서 계속 따라오거나, 나를 저만치 앞서더니 이내 배를 하늘로 향한 채 누워 몸을 좌우로 흔들며 응석을 부리거나, 하천 한가운...